[Money] 부메랑-경제위기의 진실
지에프컨설턴트 조회수:789
2015-02-04 14:07:00

부메랑 요약

 

 

부메랑으로 돌아온 과잉과 탐욕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몰린 그리스는 높은 봉급의 공무원과 연기금(연금제도에 의해 모여진 자금), 뇌물과 사기, 탈세 등으로 초래된 부실 규모가 2012년 들어 1.2조 달러(약 1,500조 원)로 늘어 났다. 이는 노동인구 1인당 25만 달러(약 2억 9,000만 원)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수치다. 또 공무원들의 봉급은 민간 기업의 세 배가 넘는다. 집단적 도덕적 해이의 극치이다. 남유럽뿐만 아니라 아일랜드는 은행 손실이 이미 1,000억 유로가 넘었고 정부가 은행 채무를 보증한 탓에 향후 4년간의 세수마저 제대로 쓸 수 없게 되었다.

 

 

채무국가 중에서도 가장 거대하고 탐욕스러운 미국은 어떠한가? 부메랑은 멀리 던질수록 자신에게 더 빠른 속도로 다가온다. 과잉과 탐욕을 외부에 수출한 나라들은 그 직격탄을 더 큰 부실로 떠안게 되었다. 그 첫 번째 표지(標識)가 바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였다. 미국의 경우, 부동산 담보증권(MBS, Mortgage Bacjed Securities)판매를 통해 조달한 자금이 서브프라임 사태를 야기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확보된 풍부한 유동성 자금은 결국 대규모 부실로 귀결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개인, 회사, 국가 차원의 문제라기보다는 금융 시스템 자체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이를 진단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번 위기는 전례없는 호황기(great moderation)의 종식과 함께 시작되어 후유증 처리에 상당 기간이 필요할 것이다.

둘째, 과거의 위기와 달리 핵심적인 중심국가로부터 용심 와해(meltdown)가 일어나고 있다. 선진국에서 시작된 위기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급속도로 서민층을 무너뜨린다

셋째, 양극화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금융의 발전으로 이익을 보는 사람들은 전체의 1%도 채 되지 않는다. 99%가 열심히 노력함에도 불구하고 삶의 수준을 높일 수 없는 상황이 도래했다.

넷째, 국가들의 상호의존적 경향이 점점 강해지면서 누구도 해결주체로 나서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어느 특정 국가만의 노력으로 국제적인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결국 지금과 같이 세계 중앙은행들이 화폐 찍기에 열중하게 되어 향후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이어지게 된다. 지금이 바로 그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가야 할 방향이 정해졌어도 세계가 동참하지 않으면 결국 투기의 기회만 제공하게 된다. 그리고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신흥시장으로 전가된다. 그래서 불만이 커지고 다양한 부작용이 속출하는 것이다.

 

 

아이슬란드, 그리스, 아일랜드가 그러한 광기와 투기로 인한 거품 경제의 끝을 보여주었다. 유럽 문제 해결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독일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았다. 프랑스도 2012년 초 국제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우리가 안전하다고 믿었던 나라들조차 사실은 심하게 흔들리고 있음을 여실히 알려주었다.

다수의 행복은 소수의 엘리트들의 이기심을 극복하는 데서 출발한다. 우리가 우리인 것은 공동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현재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단순히 몇 군데를 고쳐서 해결할 사안으로 인식할 것이 아니라 진정한 진화적 개선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마이클 루이스의 <부메랑>은 일반 시민들의 과도한 소비, 지나친 낙관, 공무원들의 부패, 비이성적 투기 등을 위기의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으나 이는 결국 낙후한 시스템과 인간 본성이 직결된 문제다. 과연 비합리적인 인간이 만들어나가는 경제 환경은 제대로 될 수 없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시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핵심 책임자들이 건전한 의식으로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핵심 책임자들이 건전한 의식으로 임한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물론 세계화된 환경 속에서 이는 무척 어려운 문제다. 단기 이익 추구의 글로벌자본흐름이 이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는 비현실적 가정에 기초한 처방보다는 현실적 제약 안에서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타당하다.

 

 

마이클 루이스가 <부메랑>을 통해 보여준 유럽 재정 위기의 사태와 문제점에 대한 대응방향을 개관하면 다음 몇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글로벌 거버넌스의 발전이 필요하다. 형식적인 국제기구만으로는 세계 금융안정을 꾀하기 어렵다.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것으로 자부하는 G-20의 참여 국가들은 실상 진정한 지도력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여전히 선도국가들은 소수로 정해져 있다. 소수의 주도권을 현실 타협의 결과다. 그러니 진정한 글로벌 리더십을 바란다면 경제적 중요성에 상응하는 위치를 제대로 확보해야 한다. 이러한 연결고리는 현실 기득권의 상당한 양보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여전히 다루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국가적 안정이 없는 세계적 안정은 기대하기 어렵다. 개혁을 꾀한다면 고통을 감수해야 하고, 그래서 점진적 개선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둘째, 국제금융체제(International Monetary System)의 개편이 필요하다. 지금 같은 달러 체제만으로는 현재의 경제규모에 상응하는 유동성 순환을 지탱하기 어렵다. 적어도 자본흐름이 선진국으로 역류하는 현상만 보더라도 현 금융체제의 독점적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변 국가들은 자본 시장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모든 노력은 유동성 관리에 집중될 수 밖에 없으며, 수출 결과를 제대로 유지하기 위해 자산 운용에 부실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미국 재무성증권외에 마땅한 대안은 찾기 어렵다.

셋째, 역내의 채권시장 발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아시아 지역은 단순히 수출만 하기보다 수출의 결과를 자체 금융자산을 통해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해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협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리고 민간의 적극적 참여도 필요하다. 관료 중심의 전통을 가지고 있는 아시아 지역에서 이는 대단히 어려운 문제다. 그래도 민간의 실력 쌓기를 통해 금융을 외부시스템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는 현실에서 점진적으로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 시장이 커지고 외부 의존도를 낮출 수 있으며 글로벌 차원의 균형과 안정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부메랑>의 핵심은 간단히 말해 모든 불행은 과잉에서 초래되었고, 글로벌 환경에서 돌아다니는 자금은 투기적 성향이 강해서 준비가 적절치 못할 경우 누구에게나 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아이슬란드, 그리스, 아일랜드, 독일 그리고 미국까지 저자는 국가 파산에 직면한 엄청난 사태를 여실히 보여 주었다. 다음 타자가 어느 나라가 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지금, 많은 국가들이 부메랑의 위협 속에서 숨을 죽이고 있다.

 

 

인류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한 금융왕국, 아이슬란드의 붕괴

2003년도 아이슬란드의 3대 은행 자산은 100억 달러 정도로, 이는 아이슬란드 전체 GDP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런데 3년 6개월 뒤 이들 은행의 자산은 1,400역 달러 이상으로 증가해 아이슬란드 GDP보다 훨씬 많아졌다. GDP의 몇 배가 되는지 계산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였다. 한 경제학자가 내게 말한 대로 그것은 ‘인류 역사상 가장 급속한 금융 시스템 확장’이었다.

여기에는 은행이 아이슬란드 국민에게 주식과 부동산을 구입할 자금을 무분별하게 대출해주면서 아이슬란드의 주식과 부동산 가치가 급등한 것도 일부 원인으로 작용했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 미국 주식시장의 가치는 두 배가 된 반면, 아이슬란드 주식시장의 가치는 아홉 배가 되었다. 그리고 레이캬비크 부동산 가격은 세 배나 뛰었다.

2006년에 아이슬란드의 일반 가정은 2003년에 비해 세 배나 부유해졌는데, 사실상 이 모든 새로운 부는 어떤 방식으로건 투자금융 산업과 관련이 있었다. 아이슬란드 대학의 수산경제학 교수 라그나르 아르나손은 ‘사람들이 모두 블랙숄스 공식(블랙과 숄스가 개발한 옵션이론, 여기서 말하는 옵션은 미래에 정해질 가격으로 증권 등을 사고 팔 수 있는 권리를 상품화한 것으로 일종의 위험을 사고 파는 일이다. 옵션거래로 위험을 거래하려면 금융상품 가격을 추산해야 하는데 그 산정 공식이 블랙 숄스 공식이다)을 배우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이 수산경제학을 외면하고 금융경제학으로 몰려가는 것을 지켜 보았다.

‘공과대학과 수학과에서까지 금융공학을 가르쳤죠. 우리 학과에서도 수많은 학생들에게 금융을 가르쳤습니다.’

면적은 켄터키 주 만하지만 인구는 일리노이 주의 피오리아보다 적은 나라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일리노이 주 피오리아에는 국제적인 금융기관도 없고, 수많은 금융 전문가 육성에 몰두하는 대학은 물론 자체적인 화폐도 없다. 이후 전 세계가 아이슬란드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2006년 3월, 블룸버그 뉴스는 아이슬란드를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천둥의 신 ‘토르’에 비유해 이런 헤드라인 기사를 내보냈다.

‘아이슬란드의 억만장자 ‘토르’가 헤지펀드로 미국에 맞서다’

무분별하게 해외자본을 차입한 아이슬란드는 국제 규모의 은행 세 곳이 파산하자 그제야 금융계의 국제적인 야심에 부정적 측면이 있음을 깨달았다. 그동안 남의 돈으로 흥청거려온 아이슬란드의 30만 시민은 은행 손실 1,000억 달러에 대해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만 했다. 그 손실액을 인구수로 나누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1인당 약 33만 달러에 달했다. 더욱이 기묘한 외환 투기로 인해 개개인이 입은 손실은 수백억 달러에 이르렀고, 여기에 주가마저 85%나 폭락하는 바람에 그보다 더 커다란 손실이 발생했다.

 

 

아이슬란드의 재정적자가 달러로 정확히 얼마인지는 그 액수를 집계하기조차 어려웠다. 그것은 대체로 안정적이던 크로나화(krona)의 가치에 달려 있었는데, 크로나화의 가치가 폭락하면서 시장에서 퇴출되었던 것이다.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었지만 재정적자가 막대한 규모라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아이슬란드는 곧 미국인들이 손가락질을 하며 ‘음, 우리는 적어도 저 지경은 아니었어’라고 말 할 수 있는 지구상의 유일한 나라가 되었다.

결국 아이슬란드의 부채는 GDP의 8.5배에 이르렀다. 부채에 치어 죽을 지경인 미국도 3.5배에 지나지 않는데 말이다. 아이슬란드의 세 은행은 일시에 국가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그 손실이 어찌나 엄청났던지 파산한 지 몇 주도 안되어 인구의 3분의 1이 이민을 고려할 정도였다.

정부의 관리 아래 안정을 누리던 사회의 한 측면에 새로 도입된 경제생활방식이 겨우 3~4년 만에 나라 전체를 집어 삼킨 셈이었다. 이는 한 IMF인사의 말이 입증해준다.

‘그들은 철없는 젊은 무리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이 평등주의 적이던 사회에 그들이 검은 양복을 입고 나타나 사업을 시작했던 셈이죠’

 

 

아이슬란드 금융정책 수립자들은 금융에 관한 경험이 전혀 없었다. 상무장관은 철학자, 재무장관은 수의사, 중앙은행 총재는 시인이었다. 호르데 총리는 교육을 받은 경제학자지만 그리 훌륭하다고 볼 수는 없었다.

 

 

싸구려가 되어버린 국가신용, 그리스의 위기

지난 12년 동안 그리스의 공공부문 실질 임금은 두 배나 올랐다. 이는 공무원들이 챙기는 뇌물은 계산에 넣지 않은 수치다. 그리스 공무원의 평균 임금은 민간부문의 거의 세 배나 된다. 가령 국영철도는 연간 임금이 4억 유로에 기타 지출이 3억 유로인데 비해 연간 수익은 1억 유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국영철도 직원의 연간 소득은 평균 6만 5,000유로(약9,500만 원)다. 재무장관을 지낸 스테파노스 마노스가 그리스의 철도 승객 전체를 택시에 태우는 것이 더 싸게 먹힐 것이라고 지적했을 정도다. 물론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마노스의 얘기를 들어보자.

‘우리에겐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파산한 국영철도 회사가 있습니다. 그리스에 평균 임금 수준이 그렇게 높은 민간회사는 단 한 곳도 없어요’

 

 

그리스의 공립학교 제도도 기막힌 비효율성의 현장이다. 유럽에서 최저 등급에 속하면서도 공립학교 학생당 교사 수는 최고 등급인 핀란드보다 네 배나 많다. 여기에다 자녀를 공립하교에 보내는 그리스인은 제대로 된 교육을 위해 과외 교사를 고용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리스인이 ‘중노동’으로 분류한 직종의 정년은 남성이 55세, 여성이 50세 이다. 이때부터 국가에서는 연금을 넉넉하게 퍼주기 시작하며 600개 이상의 직업이 소위 ‘중노동’으로 분류되어 있다. 그중에는 미용사, 라디오 아나운서, 웨이터, 음악인 등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그리스에는 국영 방위산업체가 세 개 있는데 그들의 부채는 모두 합해 수십억 유로에 이르고 손실액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다 그리스의 공공의료제도는 물품 공급을 위한 지출이 유럽 평균보다 훨씬 많다. 많은 그리스 사람들이 간호사나 의사들이 퇴근할 때마다 종이수건, 기저귀 등 물품 보간실에서 꺼내갈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한 아름씩 안고 가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어디까지가 낭비고 어디부터가 절도인지는 그리 중요치 않다. 그리스인은 그것을 은폐하거나 아니면 일을 가능케 하는 수단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정부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은 뇌물을 받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공립의료원에 가는 사람은 진료를 잘 받으려면 의사에게 뇌물을 줘야 한다고 여긴다. 결국 공직에서 평생을 보낸 장관들은 사임할 무렵 수백만 달러짜리 저택에 별장 서너 채를 소유할 수 있다.

다행히 은행가들은 거의 나무랄 데가 없다. 유럽의 은행가들 중에서 사실상 그들만이 비우량 주택 담보부 채권을 매입하지도, 한도액까지 대출을 받거나 혹은 막대한 보수를 챙기지도 않았다. 단 한 가지 은행의 커다란 문제는 그리스 정부에 약 300억 유로를 대출해주었다는 점이다. 정부에 빌려준 돈은 도난 당하거나 그대로 사라져버렸다. 그리스에서는 은행이 나라를 망하게 한 것이 아니라 나라가 은행을 망하게 했다.

 

 

선거 해에 정부가 제일 먼저 챙기는 일은 세금 징수원들을 거리에서 철수시키는 겁니다.

 

 

그리스인의 탈세 규모와 그 범위는 정말 놀라웠다. 그리스의 의사들 중 약 3분의 2가 1년 소득을 1만 2,000유로(약 1,700만 원)미만으로 신고했다. 1만 2,000유로 미만은 과세대상이 아니기 대문이다. 결국 1년에 수백만 유로를 버는 성형외과 의사도 세금 한 푼 낼 필요가 없게 되었다. 문제는 법의 존재 유무가 아니라 법이 집행에 있었다. 사실 법전에는 15만 유로 이상을 탈세하면 교도소로 보낼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었다.

 

 

그리스는 단순히 부패한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계속 부패하고 있었다. 

 

 

그리스의 경제 구조는 공공관리적이지만 실제 구조는 모두 자기 중심적이다. 투자자들은 이런 체제에다 수천억 달러를 쏟아 부었다. 결국 신용경제 호황으로 온 나라가 미쳐 돌아갔고 이는 완전한 도덕적 붕괴로 이어졌다.

 

 

부동산 시장 붕괴로 드러난 금융 시장의 거품, 아일랜드

더블린 공항의 주차장 안내원들은 매일 들어오던 수입이 사라졌음을 깨달았다. 주차장은 분명 차로 가득한데 왜 주머니에 돈이 들어오지 않는 것일까? 그들은 수많은 자동차가 계속해서 같은 자리에 오래도록 방치되어 있음을 깨달았다. 주차장 안내원들은 더블린 경찰에 연락해 그 상황을 알렸다. 경찰이 추적한 결과 그곳에 주차된 차들은 폴란드인 건설 노동자들이 아일랜드의 대형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주 노동자들이 자동차를 그대로 두고 귀국해 버린 것이다.

 

 

아일랜드 국립대학의 경제학 교수 모건 켈리는 최근까지만 해도 코앞에 닥친 경제 문제를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주택가격이 미친 듯이 뛰어올랐지만 켈리가 경제학을 가르친 금융계의 젊은이들은 갑작스런 부동산 붐을 그리 염려하지 않았다. 그런 젊은이들의 모습을 보며 걱정이 된 켈리는 아일랜드 경제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아일랜드는 노동력의 5분의 1이상이 현재 주택 건설업에 고용되어 있음을 알아냈다. 흥미롭게도 아일랜드 건설업은 GDP의 약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팽창한 상태였다(정상적인 경제의 경우 10% 미만). 아일랜드는 해마다 영국의 절반에 해당하는 주택을 새로 지었는데, 주택을 제공할 인구는 영국이 아일랜드보다 15배나 많았다.

켈리는 1994년 이후 더블린 주택의 평균 가격이 500%이상 상승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더블린의 일부 지역에서는 임차료가 구입 가격의 1% 미만으로 떨어져 있었다. 다시 말해 월 833달러 미만으로 100만 달러짜리 주택을 빌릴 수 있었다.

이처럼 아일랜드 토지에 대한 투자수익은 터무니 없이 낮았다. 그럼에도 자본이 계속해서 아일랜드로 유입돼 많은 토지를 개발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인한 경제성장률은 25년 만에 아일랜드를 미국보다 세 배나 부유한 나라로 만들었다.

 

 

‘주택가격에는 철칙이 있다. 주택 가격이 소득과 임차료에 비해 높이 상승할수록, 그 후에 더 큰 폭으로 떨어지게 마련이다.’

 

 

마침내 나는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아냈습니다.

신규 담보대출의 평균 자치와 수치는 206년 여름, 절정에 달했죠. 그 이후부터 대출은 확실히 줄어들었어요.

은행들은 악성 대출을 계속했지만 돈을 빌려 주택을 사려는 사람들의 경계심은 갈수록 커졌다.

 

 

2000년 이후, 아일랜드 은행의 전체 대출 가운데 건설업과 부동산업의 대출 비율은 8%(유럽기준)에서 28%로 증가했다. 1,000억 유로, 다시 말해 아일랜드 은행 예금 전부가 상업용 부동산 개발업자에게 넘어간 셈이었다. 2007년에 이르자 아일랜드 은행들이 부동산 개발업자에게 대출해준 액수는 그로부터 7년 전 아일랜드 전체 인구에게 대출해 준 액수보다 40%나 많았다.2008년 9월 9일 아일랜드의 ‘3대 은행’인 앵글로 아이리시 뱅크와 얼라이드 아이리시 뱅크스, 뱅크 오브 아일랜드의 주식 가격이 한 거래 시즌에 5분의 1에서 절반까지 떨어지고 예금 인출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아일랜드 정부는 6대 은행의 채무 전체를 보증하기 위해 허둥대고 있었다.

 

 

2009년 1월, 아일랜드 정부는 앵글로 아이리시 뱅크를 국유화하고 340억 유로에 이르는(그리고 점점 늘어나는) 손실액을 떠맡았다. 2009년 말, 그들은 부실 자산 구제 프로그램의 아일랜드 판인 국가 자산 관리 공사를 설립했지만, 미국 정부와 달리 끝까지 손실을 떠맡아 아일랜드 은행들로부터 800억 유로에 이르는 쓰레기 같은 자산을 매입했다.

2009년 아일랜드 환경부는 처음으로 국가의 신규 주택 보유량 감사 보고를 발표했는데, 신규 주택 2,846채를 조사한 결과 비어 있는 주택이 꽤 많았다고 했다. 정부가 내준 건축허가는 18만 건에 이르지만 그중 10만 채 이상이 비어 있다. 입주한 주택 중에는 아직 완공하지 않은 것들도 있었다. 현재는 사실상 건축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아이러니하게도 아일랜드에는 신규 주택을 모두 채울 만한 인구가 없다. 예전에도 없었다. 부동산 개발업자에게 아일랜드 시골에 누가 들어가 살 것으로 생각했느냐고 물으면, 그들은 하나같이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동일한 입주 대상자들을 열거했다. 폴란드 노동자, 별장을 구하는 외국인, 실현되진 않았지만 대대적인 재배치 계획에 따라 벽촌으로 가게 될 공무원 그리고 아일랜드와 유전적 연관성이 있는 7,000만 디아스포라(각 나라에 흩어져 살고 있는 유대인)가 입주 대상자다. 하지만 외국에서 온 사람들, 심지어 아일랜드와 유전적 연관성이 있는 사람들조차 아일랜드에서 주택을 소유하는 일에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경제위기의 이면에 감춰진 진실

2012년이 밝았지만 올해 세계 경제에 대한 전망은 대체로 어둡다. 특히 유럽의 국가 채무 문제가 올해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리스와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은 거의 국가 부도 상태에 놓여져 있고, 유럽 경제 규모에서 3,4 위를 차지하는 이탈리아와 스페인도 재정적자가 심각한 형편이다. 그리고 이들 국가의 채권을 많이 보유하고 잇는 독일과 프랑스, 미국 등의 관련 은행들도 그 영향으로 전 유럽의 국채 문제가 세계경제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유럽 경제 위기 상황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분별한 재정 운영이나 인위적인 건설 붐을 조성하여 경기를 부양하려는 시도는 자칫 더 심각한 경제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12년 우리나라의 GDP는 약 3.5~7%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런 전망은 외부의 영향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우리 경제는 주변의 영향에 심각하게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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