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지에프컨설턴트 조회수:675
2015-02-04 14:29:00

신한투자증권

Strategist 이경수

 

(8월 전망 요약 III)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전일까지 이틀에 걸쳐 8월 증시를 둘러싼 변수들 중 우리가 걱정하는 네 가지 대외변수에 대해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1) 글로벌 유동성 공급 정책의 공백(ECB의 TLTRO 공급 이전까지), 2) 정책 공백을 극복할 만한 미국, 유럽의 경기 모멘텀 부족(미국 한파 반작용 소멸), 3) 글로벌 증시 중심 축인 미국 증시 밸류에이션 논쟁 가능
성(기업 이익증가율 마이너스 진입), 4) 유로존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발표를 앞둔 위험 자산 투자심리 사전 위축이다.


금일은 긍정적 대내 변수, 이른바 '최경환 노믹스'로 불리는 국내 정책 모멘텀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취임 전부터 적극적 경기 부양을 천명했던 2기 경제팀은 지난 24일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방향'을 내놨다. 보고서와 이후 인터뷰 등을 통해 엿볼 수 있는 2기 경제팀의 색깔은 1기 경제팀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1기 경제팀이 '안정'에 초점을 둔 미시적이고 중장기적 정책 대응에 치중했다면, 2기 경제팀은 '성장'에 초점을 둔 거시적이고 구체적 정책 대응에 주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시장이 '최경환 노믹스'에 이토록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과거 성장 중심의 정책을 펼쳤던 경제팀 하에서 성장 정책을 펼치지 않을 때와 비교해 경제가 확장 기조를 띠고 증시가 상승했던 경험 때문이다.


최경환 부총리 이하 2기 경제팀의 정책 방향은 큰 틀에서 2000년 이후 여타 정권 하에서의 2기 경제팀의 정책 방향과 같은 맥락이다. 과거의 2기 경제팀도 주로 성장 중심의 정책을 펼쳤고 정책의 우선 순위 또한 내수 활성화나 투자 활성화였기 때문이다. 이처럼 성장을 중시했던 2기 경제팀 하에서 주요 경제지표는 성장 정책을 펼치지 않을 때에 비해 확장 기조를 보인 바 있다. 성장 정책을 펼쳤을 당시 경제지표를 그렇지않을 때와 비교해보면 GDP성장률은 0.3%p(이하 QoQ 기준), 민간소비는 0.4%p, CPI 상승률은 0.6%p 높았다. 정부 정책에 크게 영향을 받는 건설투자 지출 증가율 또한 0.5%p의 차이를 보였다.


그 결과 KOSPI, KOSDAQ 지수 또한 대체로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런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일각에서는 '아베노믹스'라 일컬어지는 강력한 정책 모멘텀 하에서의 일본 증시의 폭발적 상승이 한국 시장에서 재현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기도 한다.







 

일각의 기대처럼 '최경환 노믹스'가 일본의 '아베노믹스'처럼 당장 증시의 폭발적 상승을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해 판단하기 위해서는 정책을 좀 더 살펴봐야 한다. 24일 발표된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방향'을 통해서다.


새 경제팀은 크게 내수 활성화, 민생안정, 경제혁신의 3대 정책 방향과 세부안들을 제시했다. 많은 정책들이 나열됐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핵심은 결국 한국판 '부의 이전'이다. 최경환 부총리는 "향후 경제정책을 가처분 소득 증대에 방점을 두겠다"고 밝힌 바있으며 경제정책 보고서에 포함된 내용들도 '소득 주도 성장론'으로 요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수 활성화라는 방향은 과거 경제팀과 같지만 '투자 → 일자리 창출 → 내수 활성화'의 간접적 경로가 아닌 '가처분 소득 증대 → 내수 활성화'라는 보다 직접적인 경로를 선택한 셈이다. 바꾸어 말하면 '기업 → 정부 → 가계(직접 지원)' 흐름에서 '기업 →(정부) → 가계(세제를 통한 간접 지원)'로의 변화를 추구한다고 볼 수 있다.

 

2기 경제팀이 가계 소득 증대에 팔을 걷어붙인 이유는 한국의 경기 부진을 가계의 대차대조표 불황에서 오는 구조적 문제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가계 부채로 인한 소비 부진이 내수 회복의 걸림돌이라는 것이다. 결국 2기 경제팀이 노리는 바는 자산 또는 자본의 질적, 양적 개선을 통해 디레버리징의 부작용 없는 부채 부담 감소다. 바꾸어 말하면 부채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키워 부채의 상대적 크기를 줄이겠다는 의도다. 따라서 정책의 초점도 1) 가계 자산 중 비중이 가장 높은 부동산 경기 부양과 2) 자본의 질적 개선을 노릴 수 있는 소득 증대에 맞춰질 수밖에 없다.

 

핵심 정책 방향과 증시 영향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많은 정책들 중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핵심 정책은 1) 확대재정 운용, 2) 부동산 시장 활성화, 3) 배당관련 세제 개혁이다.

 

 

1. 확대재정 운용 계획


2기 경제팀은 경제정책방향 보고서에서 추경에 버금가는 재정지출 확대를 언급했다. 확대 재정 목표치 40.7조원 중 금융지원 등을 제외한 11.7조원이 실질적인 추경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규모다. 2013년 추경 규모 17.3조원에 비해서 규모가 작지만 2000년 이후 11.7조원을 넘는 추경이 2009년 28.4조원, 2013년 17.3조원의 두 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큰 규모다. 참고로 2000년 이후 총 12번의 추경 예산이 편성됐으며 이 중 경기 부양을 위한 추경은 다섯 차례였다.


이 같은 재정지출 확대는 정부의 부가가치 유발계수를 고려했을 때 경제성장률을 0.2~0.3%p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부양책 시행에 따라 경기 개선속도는 빨라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당사는 2014년~2015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3.7%, 4.0%로 전망한다.


증시 영향 측면에서는 속도가 문제다. 과거 경기 활성화를 위한 확대 재정은 단기적인 증시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 경우가 많다. 다만 상승폭은 1~3%에 그쳤다. 증시의 추세적 상승은 정책 효과가 경기에 실제로 반영되는 1~2개 분기 이후에 나타난 경우가 많다. 확대재정 운용이 경기나 주가에 긍정적 요인임은 분명하나 그 효과는 중장기적 이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단기 기대감을 낮추고 멀리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2. 부동산 시장 활성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정책 보고서의 여러 대목에서 엿볼 수 있는 2기 경제팀의 핵심 목표 중 하나는 부동산 시장 활성화다. 이를 위해 제시한 정책은 LTV(주택담보인 정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단일화다. 현재 지역별, 금용업권별로 차등 적용되고 있는 LTV와 DTI를 각각 70%와 60%로 단일화해 규제차익을 해소하고 가계의 이자부담 경감과 부채 구조 개선을 유도한다는 의도다.


LTV, DTI 완화를 통해 주택 구입을 희망하는 차주들의 대출 가능 금액이 늘어난다는 점은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분명 긍정적 요인이다. 문제는 정책의 실효성이다.


현재 수도권과 전국 평균 LTV는 45~50% 수준으로 한도에 미달하고 있다. 기존 규제의 상한선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LTV 추가 상향이 대출 수요 증가로 이어질지는 의문스럽다. 또한 DTI 상향된다 하더라도 가계의 가처분 소득 규모를 감안하면 부채를 통한 주택 구입은 쉽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LTV와 DTI 단일화 만으로 주택 시장이 추세적 회복을 보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

 

다만 심리적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 정부의 부동산 부양 정책이 LTV, DTI 단일화에서 끝나지 않으리라는 기대감 또한 가질 수 있다. 분양가 상한제 및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개편 등 추가 대책에 대한 기대감이 부동산시장을 자극할 전망이다.


실제로 과거 주택 시장은 과거 LTV, DTI 관련 정책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 바 있다.


당시에도 DTI, LTV 자체보다는 정부의 정책 스탠스가 부동산 지표에 있어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현재는 부동산 시장을 부양하고자 하는 정부의 정책적 의지가 높은 상황이다. 따라서 부동산 지표의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증시 영향 측면에서는 부동산 경기 개선이 건설, 은행 등 일부 업종의 투자 심리 개선에 도움을 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다만 확대재정 운용과 마찬가지로 부동산 경기개선이 경기와 증시 전반에 온기를 불어넣는 데에는 상당한 시차가 존재한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즉 정부가 기대하는 '부동산 경기 개선 → 가계 부채 부담 완화 및 소비 여력 개선 → 내수활성화'의 선순환이 완성될지 여부와 완성되기까지의 시차는 감안해야 한다.

 

3. 배당 관련 세제 개편


배당 관련 세제 개편은 정부가 발표한 수많은 정책 가운데 아마도 주식 시장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이슈일 것이다. 정부는 서민, 중산층의 가계소득 증대를 명분으로 배당과 관련된 세제를 개편한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 제약 해소, 거래소 배당지수 개편, 배당결의 주총보고 의무화,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을 핵심골자로 한다.


배당 관련 정책 중 가장 이목을 끄는 내용은 기업이익 환류세제, 이른바 사내 유보금 과세안이다. 사실 사내 유보금 과세가 전혀 새로운 얘기는 아니다. 국내에서도 1991년부터 시행됐다가 IMF 외환위기 이후 기업의 재무건전성 제고를 위해 2001년 폐지된 바 있다.


해외에서는 미국, 일본, 대만 등에서 시행되고 있다. 이 중 과세의 범위와 목적 측면에서 유사점이 많은 대만을 참고할 만하다. 대만에서 1998년 사내 유보금 과세가 시행된 이후 배당 증가율은 19.6%로 EPS 증가율 7.8%를 크게 상회했다. 즉 기업들이 세금보다 배당을 선택함으로써 유보금 과세 제도가 배당 증대로 나타난 셈이다. 또한 과거 국내에서 제도가 폐지된 이후 배당성향이 레벨 다운되고 사내 유보금이 큰폭으로 증가한 바 있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할 때 정부가 노리는 바는 명확하다. 기업내부에 쌓여있는 현금을 기업 외부로 끌어내 가계 소득 증대와 내수 활성화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낮은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이 한국 증시의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정부가 주도하는 배당 증대는 장기적 관점에서 한국 증시의 구조적 개선을 가져올 수 있는 대단히 긍정적인 이슈다. 이는 우리가 지난 자료를 통해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 레벨업을 위한 조건으로 수차례 제시하기도 했다. 또한 자본 효율성 측면에서 기업의 수익성이 점차 악화되고 있는 환경을 고려할 때 명분도 충분하다.


다만 우리는 이 문제를 '정책 모멘텀', 즉 단기적 관점에서 바라볼 이슈가 아니라 '구조적 변화', 즉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이슈로 판단한다. 게다가 결국 배당정책을 결정하는 주체는 기업이다. 기업들이 경영의사 결정을 통해 정부 정책에 호응해줘야 하는 이슈인 만큼 단기간에 효과를 속단하기는 어렵다.





 

 

 

결론


일부에서는 2기 경제팀의 정책 효과를 놓고 '아베 노믹스'의 경험을 들어 정책효과가 나타나기 이전 주가의 강력한 상승 논거를 제시한다. 하지만 우리는 지난 28일 데일리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번 국내 경기 부양정책과 아베 노믹스와는 분명한 차이를 지닌다고 본다.


아베 노믹스는 철저하게 '엔화 약세'에 맞춘 친기업적 성향의 정책이었다. 일본 기업이익 증가를 통해 주가에 바로 반영될 수 있는 정책이었다. 반면 '최경환 노믹스'는 가계의 대차대조표 불황을 우려한 친가계적 정책이다. 물론 가계 소득이 증가하면 기업의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도가 형성되지만, 이러한 정책 효과는 아베 노믹스와 달리 상당한 시차를 요한다.


또한 금일 데일리를 통해 살펴본 확대재정 운용, 부동산 시장 활성화, 배당 관련 세제개편 등과 같은 정책의 세부 내용들도 시차를 두고 경기와 증시에 반영될 이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가 정책 효과로 당장 박스권을 돌파하기 어렵다고 보는 이유 중 하나다. 현재로서는 불편한 대외 여건이 더 우세해 보인다. 대외 여건과 국내 정책 모멘텀이 합류해갈 것으로 예상되는 4분기 중 박스권 돌파를 기대한다.


금일까지 총 세 번에 걸쳐 8월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 변수들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전달했다. 내일 요약 최종편은 투자 전략이다. 앞서 정책 효과가 증시 전반에 온기를 불어넣기에는 시차가 요구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단기적으로 투자전략에 활용할 만한 이슈들도 존재한다. 내일은 이와 관련된 투자 아이디어를 제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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