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경제력 갖춘 '골드시니어' 뜬다]
지에프컨설턴트 조회수:1254
2015-02-04 14:51:00

[경제력 갖춘 '골드시니어' 뜬다]
종로·강남 괜찮은 뷔페들 실버 손님들 몰리며 인기, 예약 안하면 자리도 없어

 

지난 28일 오후 서울 종로3가 청계천변 삼일빌딩 31층 '하이마트' 뷔페. 300석 홀을 가득 메운 손님은 모두 60~70대였다. 고교 동창이나 옛 직장 동료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찾아온 손님들은 서울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이곳에서 이야기꽃을 피웠다. 이날 예약 행사만 16개. 김석윤 사장은 "명문고 출신에 좋은 직장 다녔던 분이 많다"며 "이곳이 70년대 '외교구락부' 자리여서인지 젊은 시절을 회상하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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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같은 시각, 서울 강남의 역삼역 인근 포스코P&S 건물 지하 '제우스스타' 뷔페. 이곳 역시 비슷한 연배들이 대부분의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전직 교사 이종원(68·인천 거주)씨는 "그동안 종로 YMCA 근처 설렁탕집에 자주 갔는데, 요즘은 수준을 좀 높인 뷔페 모임이 많아졌다"며 "강남 테헤란로 한가운데 있지만 나이 지긋한 손님이 많다고 해 찾아왔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와 테헤란로 등 사무실 밀집 지역 뷔페들이 주머니 사정이 괜찮은 '실버층' 전문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점심 기준 1인당 1만2900원~1만7800원인 이 뷔페들은 '실버 손님'들이 몰리면서 2~3일 전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를 잡기 힘들다. 3만원대 이상의 음식을 할인가로 공급하면서 소문이 난 것. 제우스스타 김병삼 이사는 "주중 점심시간 젊은 층을 포기하는 대신 60~70대를 주요 고객층으로 확보했다"며 "경제력이 있고 사회적 교류도 왕성한 소위 '골드 시니어'들이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이 뷔페들이 '뜨는' 현상은 60~70대 인구의 소비 계층 잠재력을 보여준다. '뉴실버' '골드시니어' '파워 그레이'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이 새로운 노년층은 '파고다 공원'이나 '복지관'으로 상징되는 우울한 노년 문화를 거부한다. 뷔페에서 만난 박모(72)씨는 "자식들 다 결혼했고, 현금 자산 3억원에 아내와 둘이 사는 작은 아파트, 고정적인 연금 수입까지 있어 웬만큼 돈을 쓸 여유는 있다"며 "오히려 갈만한 곳이 없는 게 더 문제"라고 했다. 이들은 정년 이후에도 사회적 교류에 대한 욕구가 크고, 여행이나 문화 활동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노년사랑 그린 영화 흥행에 책 구매도 젊은층 앞질러 소비시장 큰 손으로 떠올라

이들은 이미 몇 해 전부터 곳곳에서 '그레이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노년의 사랑을 그린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가 큰 인기를 얻었고, 연극 '친정엄마'의 관객은 절반 이상이 50대 이상이었다. 교보문고 북클럽은 지난 2005년부터 60대의 1인당 도서 구매액(15만9000원)이 20대의 두배 수준을 넘어섰다.

국내 60대 이상 노년 인구의 비중이 15%를 넘어서면서 이들은 소비 부문에서 '큰 손'으로 부상했다. SK계열 오픈마켓 '11번가'가 2010년과 2011년 구매 고객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60대 이상 고객 매출 비중이 1년 사이 약 39%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10월 '골드 시니어 전문관'을 오픈한 뒤에는 3개월 만에 노년층 매출이 68%나 증가했다.

이들이 선호하는 제품은 이들의 관심사를 그대로 보여준다. 11번가에 따르면, 60대 이상은 골프용품, 공연 이용권, 도서, 가공식품을 주로 구매했고, 40~50대는 아웃도어용품, 외식이용권, 디지털가전, 30대는 디지털가전 및 명품잡화류, 20대는 브랜드 의류 및 잡화를 주로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 박상후 그룹장은 "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여행상품권과 온천이용권 구매 비중이 높아지고, 젊은 층을 타깃으로 기획된 고급 호텔 레스토랑 이용권을 사가는 실버 소비자도 많다"며 "경제적 여유를 갖춘 '골드 시니어'들이 여가와 소비문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버 뷔페'를 자주 찾는 김창종(74)씨는 "은퇴 후 아내와 해외여행을 다니며 유럽에서 보았던 노인 전용 카페나 유명 식당이 우리도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경제적 여유가 있는 중산층 은퇴자들이 품격 있게 노후를 즐기는 산업이 발달해야 젊은 사람들 일자리도 더 늘어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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