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신규사업과 창의성
지에프컨설턴트 조회수:1833
2015-02-11 15:23:00

1. 위험한 신사업


‘왜 신사업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은 이제 의미가 없다. 신사업은 세계 모든 기업의 첫 번째 관심사다. 어떻게 신사업을 추진할 것인가?’에 점차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역시 ‘어떤 신사업을 추진할 것인가?’가 아직도 많은 기업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

 

세계 유수의 연구소, 컨설팅 회사, 대기업들이 유망 신사업 아이템에 대한 방대한 보고서를 매년, 매달 내고 있지만 단순한 참고일 뿐 아무도 그 추천을 100% 신뢰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신사업은 ‘값비싼 실패expensive failure’로 끝날 확률이 높은 성장 도박growth gamble이기 때문이다 (Campbell& Park, 2005).

 

2. 정답이 없는‘신사업 아이템 발굴’


국내 주요기업의 신사업 실무자에게 ‘신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입니까?’라고 물었을때,‘ CEO의추진의지’라고 답한 실무자가 전체의 81%였다(김윤배, 신준석, 2008). 이 수치는 많은 것을 시사하지만 가장 중요한 사실은 신사업 전담 조직에서 발굴한 신사업 아이템에 대해 사내의 찬반이 첨예하게 대립한다는 것이다. 신사업 발굴경험을 지닌 국내외 실무자 및 임원들은 최종적으로 도출된 사업아이템이 대부분 다음 세 가지 중 한 가지 약점을 지니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첫째, 선도기업이 선점하고 있다. 둘째, 자사역량이 극히 약하다. 셋째, 잠재시장이 너무 작다.

 

모두가 유망하다고 하는 신사업 아이템이 있다. 하지만 그런 아이템은 누구나 알고 있기 때문에 가장 강력한 기업들이 선점하고 있다. 또한 유망한 신사업일수록 대부분 자사의 이전사업과는 완전히 다른 역량을 필요로 한다. 다수의 계열사를 보유한 대그룹조차도 신사업에 필요한 기술, 인력, 조직역량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신사업을 자사의 기존역량만으로 추진 가능한 기업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 신사업 발굴방법의 두 축: 수요 vs. 역량 그리고 창의성


많은 컨설팅, 연구소, 기업이 다양한 신사업 유망아이템 발굴/평가기법을 제안하고 있지만, 실제로 방법은 크게 두 가지 중 하나다. 첫째는 수요기반 발굴방법, 둘째는 역량기반 발굴방법. 모든 방법은 이 두방법중 하나에 속하거나, 두가지 방법의 복합이다. 일반적으로는 수요기반 방법으로 복수의 아이템을 발굴한 후 역량기반 평가방법을 활용해 자사적합도가 높은 아이템을 찾는 방법이 가장 널리 쓰인다. 다만 기업의 성격에 따라 수요와 역량 두 방법의 비중이 달라진다. 중요한 것은 평범한 구성원들의 창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기존 방법을 제대로 된 절차process를 따라 적용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의 두 가지 방법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창의성 발현을 위한 도구tool들을 어디에 적용시킬 것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4. 수요기반 발굴방법


모든 수요기반 신사업 아이템 발굴방법은 기본적으로 그림과 같이 진행한다. 여기엔 두 가지 중요한 가정이 있다. 첫째, 신사업은 중장기적(보통 7~10년간) 성장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둘째,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것.두 가지는 사실 다른 이야기가 아니다. 수요기반 신사업 발굴은 대부분 세계적 메가트렌드파악에서 시작한다. 기업간 격차가 가장 큰 부분이 여기다. 문헌과 데이터를 수집, 정리하고 그 안에서 트렌드를 도출하는 이 일은 단순하고 지루하지만 신사업 도출의 지식기반knowledge basis을 구축하는 중요한 작업이다. 좋은 투입input 없이 좋은 결과가 있을 리 없다.도출한 메가트렌드를 기반으로 산업별 신사업 기회를 탐색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세 분야 - ① 가치사슬, ② 기술,③ 시장 - 의 전문가가 필요하다. 이상적으로는 사내외의 세 분야 전문가들이 로드맵핑roadmapping의 T-Plan이나 협력적 시나리오 구축interactive scenario building과 같은 방법, 아니면 적어도 구조적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교환하고 사업기회를 발굴해야 한다(Phaal, 2001).

 

산업수준까지의 탐색을 마치면, 유망사업 풀pool을 구축할 수 있다. 이 풀은 적게는 3~4개에서, 많게는 15~20개의 신사업 아이템으로 구성된다. 이제 자사에 가장 적합한 아이템을 선택하는 평가 프로세스로 들어가게 된다. 신사업 아이템은 보통 대외비이므로 평가는 전적으로 사내에서 이루어진다. 일반적으로 전담조직 내 평가와 임원회의 평가의 2단계가 기본이며 그룹에 따라 계열사간 조정을 위한 사장단 평가가 있는 경우도 있다.


평가기준은 일반적으로 신사업의 매력도와 적합성의 두 가지 범주로 구성된다. 매력도에는 시장규모, 성장성, 기술의 와해성 등이, 적합성에서는 파이낸싱, 마케팅, 제조, R&D와 같은 기업 핵심역량이 포함된다.

 

5. 역량기반 발굴방법


수요기반 발굴방법에 대한 많은 실무자들의 공통된 지적이 있다. ‘마지막까지 남은 유망 아이템 중에 우리 기업이 추진할 수 있는게 없다’라는 것이다. 수요기반 발굴방법을 통해 많은 헛수고를 경험한 실무자들은 기존의 자사 역량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고, 위험이 적은 신사업 아이템을 짧은 기간 내에 발굴하기 위해 역량기반 발굴방법을 활용한다. 위험기피risk-averse 성향이 강한 기업에서 역량기반 발굴방법은 대단히 선호되는 방법이다.


결국 자사가 보유한 역량과 자원을 새롭게 결합new combination해 신사업을 찾는 것이 역량기반 발굴방법의 기본논리이다. 역량기반 발굴방법은 일단 자사가 보유한 주요역량과 자원을 두 축에 나열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처음에는 무작위로 나열한 후, 이 역량들의 결합을 통해 현재 수행하고 있는 기존사업들을 파악한다. 파악한 기존사업들을 원점에 가깝게 배치한 후 이제 기존사업 영역 밖에서 자사의 역량-자원을 결합해 추진 가능한 신사업을 탐색해 나가는 것이다.


6.‘ 유망 신사업 아이템’에 붙는 물음표, 문제, 창의성

 

누가 발굴했더라도‘유망 신사업’아이템에는 비판이 쏟아지고 많은 물음표가 붙는다. 비판은 다양하지만 핵심은 두 가지이다. 유망하지 않다. 또는 유망하지만 우리가 할 신사업이 아니다. 모든 신사업 발굴 및 평가방법은 이 두 가지 비판을 극복하고자 한다. 수요기반 방법은‘유망하지 않다’는 비판에 대한 도전이다. 전 세계의 모든 아이템을 수집하고 엄격한 필터링을 통해 가장 유망한 아이템을 도출한다. 역량기반 방법은‘우리 신사업은 아니다’라는 회의에 대한 도전이다. 자사의 역량과 자원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신사업을 내부로부터 도출해 신사업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한다.


그러나 두 방법 모두 현장에서 만족할만한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양한 비판이 있지만 핵심은 발굴과정에서의 창의성 부족이다. 하지만 모든 기업이 스티브 잡스와 같은 천재를 가질 수는 없다. CEO의 적극적인 추진의지만을 기다릴 수도 없다. 그렇다면 방법은 무엇일까? 해답은 완전히 새로운 무언가가 아니라 기존의 방법과 구성원들에 있다.


평범한 구성원들의 창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기존의 방법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다.
창의성의 3대 요소는 지식, 상호작용interaction, 동기부여motivation다. 기존의 수요-역량기반 신사업 발굴방법에서 이 세 요소는 글로벌 지식수집 및 분석 시스템, 사내외 신사업 발굴 구성원 및 전문가간의 지속적 상호작용, 강력한 동기부여 시스템에 해당한다. 문제는 시간에 쫓기는 신사업 발굴조직 내에서 이 세 가지, 특히 두 번째가 간과되어 왔다는 것이다. 창의성은 세요소 중 어느 한 가지가 부족해도 발현되지 않는다. 기존의 결과물 중에서 창의적인 신사업 아이템을 찾아보기 힘든 건 당연한 일이다. 기존의 많은 기업 중 세 가지를 모두 가지고 있는 기업은 극히 드물다. 그러나 세 가지를 모두 가진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은 창의성의 질적, 양적 수준에서 엄청난 격차를 보인다.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는 글로벌 지식수집 및 분석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업그레이드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나날의 실적과 성과에 쫓기는 기업에서 사내외의 다양한 지적-창의적 상호작용을 활성화해나가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흔히 지적되듯이 실패율이 높고, 따라서 인사고과에 불리한 신사업 조직 내에 강력한 동기부여 체계를 갖추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경쟁자보다 앞서 창의적인 신사업 아이템을 찾아내기를 원하는 기업이라면, 세 가지를 모두해야만 한다. 그것도 신속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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