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낭만 트래블러 / 신효성 `별다방 미스리` 사장
지에프컨설턴트 조회수:1174
2015-04-15 08:30:00
 
 
"실은, 제가 사장인데요.(웃음)"

믿기지 않는다. 아니, 믿을 수 없다. 양은냄비 뚜껑으로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 이럴까. 콧대 높은 다국적 브랜드 `Starbucks`도 영어 상호를 버리고 다소곳이 한글 `스타벅스`로 문을 연 한국 최고의, 고집 있는 전통 거리 인사동. 그곳에서 `별다방 미스리`라는 복고 카페로 대박을 터뜨린 주인공이 톡톡 튀는 여성이라니.

복고 100단쯤 되는 할머니, 아니 증조할머니급 사장을 기대했던 기자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나이는 더 충격적이다. 29세. 기자 앞에서 생글생글, 카페 종업원처럼 웃고 있는 이 앳된 여인이 2호점까지 낸, 복고 `대박`의 주인공 신효성 별다방 미스리 사장이다. 궁금증을 자아냈던 장안의 별다방 미스 리가, `20대 미세스 신`이었던 셈이다.

별다방 미스리는 사실 복고의 신화로 통한다. 인사동에 둥지를 튼 게 벌써 4년 전. 순식간에 추억과 낭만으로 인기몰이를 하더니 지금은 별다방 미스리 2호점 격인 시즌2로, 패션과 유행의 첨단 거리 `대학로` 한복판에서 세를 불리고 있다. 신 대표를 우연히 만난 곳은 지난 18일 대학로의 시즌2. 오픈 4개월 새내기답게 매장 곳곳에서 깔끔한 분위기가 묻어난다.

"나이 지긋한 할머니 상상하셨죠?(웃음) 이래서 저 인터뷰 절대 안 해요. 그냥 좋아했던 아이템으로 카페나 운영하고 있을 뿐인데요, 뭐."

말은 이렇게 해도 기자는 안다. 이건 겸손이다. 그것도 지나친 겸손이다. 별다방 미스리는 인사동발(發) 복고 열풍의 진원지나 다름없다. 달걀 프라이에 소시지 가득 담은 양은도시락이나 냄비 팥빙수의 유행 뒤에는 모두 미스리가 있다. 그 `대박` 덕에 별다방 미스리 시즌2가 대학로에 등장했고, 이젠 3호점이 명동 진출을 앞두고 있다. D데이는 8월이다. 셋 모두 직영이다. 게다가 대박의 진원지 별다방 미스리 1호점 `시즌1`은 산뜻하게 리모델링 중이다. 그러니 진짜 대박이다.

리모델링을 핑계로 둥지를 튼 지 4년 만에 처음 보름간의 달콤한 휴가를 맛보고 있다며 신 대표가 웃는다. 사실 별다방 미스리는 신 대표 혼자 만든 게 아니다. 남편인 신욱선 씨(36)와 공동으로 만든 작품이다. 겉만 보면 둘 다 복고와는 거리가 멀다. 김C 같은 인디밴드에 열광하고, 잘 만들어진 연극에 환호하고, 명품보다는 톡톡 튀는 소품에 더 눈길이 가는 전형적인 신세대다. 그런데 어라, 둘 다 `신씨`다. 이거 혹시 동성동본? "맞아요. 동성동본 커플이죠. 뭐 어때요. 사촌지간만 아니면 된다는데."

역시 쿨한 신세대다운 답변이다. 아이디어도 톡톡 튄다. 별다방 미스리엔 미스리만의 아이템이 있다. 우선 입구 앞에 앙증맞게 서 있는 빨간 우체통. 이름하여 `백일 우체통`이다. 실제로 엽서를 넣으면 100일 뒤에 부쳐준다. 끈적끈적, 달고나만큼 끈적한 사이를 만들어주는 사랑의 우체통이다. 카페 안에서 자라는(?) `소원나무`도 명물이다. 여기엔 소원이 적힌 작은 메모지들이 빼곡히 매달려 있다. 메뉴도 하나같이 튄다. 냉모과차, 식혜, 오미자차, 수정과는 오히려 얌전한 편. `카페`가 앞에 붙어야 할 것 같은 라테엔 `대추`나 `오미자`가 붙는다.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건 양은도시락. 5500원인데, 맛은 끝내준다. 추억을 살살 덧씌운 달걀 프라이에, 그 옛날 두꺼운 소시지 5개, 갓 볶은 김치도 함께 담긴다. 잠깐, 절대 그냥 먹어선 안 된다. 이건 팍팍 흔들어야 제맛이다.

또 있다. 이름하여 냄비팥빙수. 근사한 유리그릇 대신 라면이 담겨야 할 노란색 양은냄비에 팥빙수가 담겨 나온다. 맛? 웃음이 절로 나는 기막힌 맛이다. 이런 놀라운 복고 아이디어가 어떻게 20대 신세대 여인에게서 나왔을까.

"처음 1호점을 연 곳이 인사동이었잖아요. 2007년 1월. 당시 인사동 전통찻집이란 게 조금 칙칙한 느낌이었죠. 약간은 골방 같은. 2% 부족해 보였어요. 전통에 뭔가 특이한 걸 덧씌우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고민하고, 생각해 낸 게 튀는 복고 메뉴들이었죠."

이런 퓨전 복고에 대한 사람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매스컴에 소개된 뒤 사람이 많을 때는 1층에 있는 편의점 주변을 빙 둘러 기다릴 정도. 지금도 끼니때는 20~30분씩 기다리는 게 예사다. 해외파 별다방(스타벅스)을 위협(?)할 만한 인기에, 돈다발 들고와 체인점을 내자는 요청도 줄을 잇는다. 그래도 `노(No)`다. 몸이 두 개라도 모자라지만 직접 경영이 원칙이다.

동성동본 커플이 한땀 한땀 진정성을 담아 만든 별다방 미스리. 이제 겨우 3개째 직영점을 열었다는데, 어쩐지 3년 새 500개 넘게 체인을 열었다는 미국산 별다방(스타벅스)보다 더 듬직하고 믿음직한 느낌이다. 발음하기도 힘든, `아이스 캐러멜 프라푸치노` 톨 사이즈 열 잔보다 촌스러운 냄비에, 살얼음 둥둥 뜬 미스리표 팥빙수 한 그릇이 더 끌린다. 이런 게 진정성의 힘이요, 토종 별다방 미스리의 저력이다. 끊을 수 없는 복고의 마력이다.

[신익수 여행·레저전문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내가 꿈꾸는 사람들에 대해 알게 된 것 하나는 그들은 일상의 단조로움 속에서 더 새롭고 더 나은 세상을 창조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또한 스타벅스의 목표이기도 하다. 우리는 매장에서 손님이 커피 한 잔을 마시며 휴식을 취하고, 재즈를 듣고,

 일반적이거나 사적인 혹은 기발한 문제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오아시스, 이웃의 소박한 장소를 만들려고 한다.

 그 누가 이런 장소를 꿈꾸겠는가?

 내 개인적인 경험에 따르면 어린 시절에 영감을 받지 못한 사람일수록 상상력을 동원해 모든 것이 가능한 세상을 창조하려고 한다.

 이는 명백한 진리이다._하워드 슐츠(스타벅스 창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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