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승자들의 메시지는 '단순'하고 '명료'하다
지에프컨설턴트 조회수:882
2015-02-04 09:16:00

서울 창동의 하누소를 찾았다. 기다려달란다. 손님으로 가득 찬 좌석을 둘러보면서 필자는 깜짝 놀랐다. 광우병 괴담 여파로 식당이 한가할 것이라는 예상이 여지없이 어긋났기 때문이다. 비록 토요일이지만 손님들이 빠져나갈 저녁 8시 반경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놀랐다.

 

 

 

 

광우병 괴담 파동후 매출이 잠시 주춤거리더니 이내 회복됐다는 말을 듣고 이날 저녁시간은 하누소의 저력을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갈비탕을 주문하고 나서 곰곰이 하누소가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받는 이유를 생각해보았다.

 

 

 

맛, 그것만은 아니다. 하누소 못지않은 맛집도 있다. 서비스, 그것 또한 아니다. 서비스에서 하누소를 능가하는 외식업소도 있다. 이런 일반적인 잣대로 하누소의 힘을 알고자하는 것은 어리석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러다가 문득 떠오르는 게 있었다.

 

 

 

 

2003년 광우병 파동 시 갈비탕 원재료 값이 2,배 3배 급등할 때 하누소는 우직한 전략을 선택했다. 원가절감에 주안점을 두지 않았다. 최상의 원재료를 그대로 썼다. 그릇 당 1000원의 손해를 보면서도 갈비탕을 팔았다.

 

 

 

장세은 대표의 원칙은 ‘음식은 최상의 재료를 써야 한다. 음식은 신뢰다’였다. 그 원칙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 기간이 무려 1년이다. 해가 바뀌니까 고기 가격이 안정화돼 더 이상 손해를 보지 않더란다.

 

 

 

위의 사례에서 보듯 하누소의 힘은 무엇보다 그 우직한 단순성에 있다. 외부적인 상황이 아무리 어려워지더라도 원칙을 버리지 않았다. ‘최상의 재료를 써서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는 단순한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2년 전에는 내로라는 전국 굴지의 고깃집들이 중국산 깡통을 쓸 때에도 하누소는 꿈쩍 않았다.

 

 

 

 

하누소의 주 메뉴는 갈비탕이다. 왕갈비탕, 전복갈비탕, 매생이 갈비탕 등의 메뉴를 하루에 서울 창동에서만 1000그릇 판매한다. 이익적인 면에서 매력이 있는 여타 메뉴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갈비탕 한 메뉴에 고집한다. 하누소 특유의 갈비탕으로는 매생이 갈비탕이 있다. 매년 연말연시의 한 달반 동안에 전남의 해안에서 채취한 매생이를 사들여서 만드는 메뉴이다. 매생이 갈비탕은 하누소만 특유의 메뉴이다.

 

 

 

 

여기서도 하누소의 우직한 단순성을 찾을 수 있다. 갈비탕 한 가지 메뉴만으로 국내를 석권하겠다는 포부가 엿보인다.

 

 

 

승자들은 무엇을 하든 단순성을 유지한다. 단순한 목표를 설정한다. 단순한 시스템을 만들고, 단순하게 말한다. 명확한 목표와 함께 모든 것을 단순화한다. 단순화하는 것이 체질화돼있다. 일을 단순화하고 일의 본질을 한눈에 파악하는 힘이 뛰어나다.

 

 

 

 

단순성의 위대한 성질을 잘 파악한 비즈니스 맨으로는 GE의 전 CEO인 잭 웰치다. 그는 사업은 단순하다고 주장했다. 사람들에게 단순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라고 말했다. 그의 사업역정을 보면 3가지 비법이 보인다. 그것은 단순 명료 반복의 3가지 축이다. 사업 방향이 설정되면 그 방향을 향해 단순하고 명료한 메시지를 반복해서 전달했다.

 

 

 

“단순, 명료, 반복 이런 것들이 큰 결과를 가져오게 만든다. 이 작은 것들이 꾸준히 계속되면 마침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시간이 온다.”

 

 

 

 

사실 단순은 간단한 게 아니다. 힘 있고 자신감 있는 사람만이 단순해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단순하게 보일까봐 오히려 두려워한다. 비즈니스에서 치명적인 병폐인 관료주의가 대표적이다. 관료주의에 빠진 사람은 절대 단순화할 수 없다.

 

 

 

 

“관료주의는 스피드를 무서워하고 단순성을 중요한다.”

 

 

 

잭 웰치의 말이다. 잭 웰치는 GE에서 관료주의를 타파하려고 온 힘을 다 쏟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GE가 세계적인 대기업이면서도 중소기업처럼 민활한 움직임을 보인 이유다.

 

 

 

 

 

승자들의 메시지는 단순하다. 단순하면서도 명료하다. 단순성은 사물의 본질로 이끄는 힘이 있다. 이것을 깨닫는데 정말 많은 세월이 필요했다.

 

 

 

 

필자가 우둔한 탓이다. 직간접적으로 단순성의 위대한 특질을 대했으면서도 그것의 중요성을 간과했다.

 

 

 

이를 테면 중세의 스콜라 철학자 오캄이 설파한 ‘오캄의 면도날’에서 단순성의 진리를 파악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저버렸다. 근세의 과학자 아인슈타인의 생활신조인 “더 이상 만들 수 없을 때까지 간단하게 만들어라.”에서 단순성의 핵심을 읽어야 했다.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서에서도 단순성의 원리는 발견할 수 있었다. 이밖에 주로 20대 시절에 읽었던 책 속에서 단순성의 코드를 알아챘더라면 필자의 운명은 많이 바뀌었을 것이다.

 

 

 

‘단순한 문제를 복잡하게 말하는 데는 지식이 필요하고, 복잡한 문제를 단순하게 말하는 데는 수준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을 좀더 일찍 제대로만 이해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필자가 만난 승자들은 지식이 많은 게 아니라 수준이 높은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최근 외식창업 시장이 혼조세다. 언제 말끔하게 정돈된 적이 있었던가 반문하면 할말은 없지만 최근의 상황은 정말 뿌연 안개 속이다. 그러나 안개 상황에서도 다행히 길은 보인다. 단순성에서 길을 찾아볼 수 있다. 단순성을 특질을 잘 이해하는 외식창업의 승자로는 젤라또 아이스크림 카페의 띠아모 김성동 대표, 세계맥주전문점 와바의 이효복 대표, 장충동왕족발의 신신자 대표, 샹하이델리의 조미옥 대표, 본죽의 김철호 대표 등이다. 이들 CEO 특질 중 공통되는 점은 단순성이다. 이들이 사업을 풀어가는 힘을 보면 ‘단순하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복잡하게 풀면 어려워진다. 오히려 복잡하게 꼬인다. 최근 퓨전 주점이 헤매는 이유를 찾자면 단순성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하겠다는 전략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고객도 멀어지고 창업자들도 외면하고 있다.

 

 

 

또 하나의 사례로 국내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업체 원앤원의 경우 원할머니보쌈은 뜨고, 제2브랜드인 퐁립은 시장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런칭 4년째인데도 불구, 겨우 10여개의 매장밖에 개설하지 못하고 있다. 등갈비 전문점으로 출발했지만 삼겹살과 부대찌개를 첨가한 퐁립은 처음의 방향과는 많이도 달라졌다. 단순성이 실종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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